새로운 호를 작업할 때마다 우리 생태계에 정말 필요한 지식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아티클을 읽다보면 우리 생태계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지식을 만나곤 합니다. 이번 신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반가운 만남이 있었는데요. 필란트로피 영역의 권력과 신뢰에 대해 다루고 있는 아티클들이었습니다.
SSIR의 서로 다른 호에 실린 아티클들이었지만 편집팀은 그것들을 번역해 두 권의 단행본 시리즈로 제작했어요. 매거진이 아닌 단행본으로, 한 권이 아닌 두 권의 책으로 편집한 데에는 권력과 신뢰라는 두 주제를 동일하게 강조하고 싶은 편집팀의 의도가 있었어요. 책의 제목을 짓고, 서문에 에디터의 메시지를 담으며, 한국의 사례를 아티클로 함께 소개한 것은 모두 우리의 맥락에서 지식이 더 분명히 전달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어요. SSIR Power & Trust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아쉽지만 이번 호는 한정 수량으로 제작이 되어 선착순으로 신청해주신 조직에 한해 책을 발송해드릴 예정입니다. 한정 수량으로 신청을 해주시더라도 경우에 따라 발송이 이뤄지지 못할 수 있는 점 너른 양해를 부탁드리고, 수록된 아티클은 모두 웹사이트에 업로드될 예정이니 많은 이용을 부탁드려요. 특별히 이번 시리즈가 필란트로피 영역의 권력과 신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재단과 중간지원조직의 많은 관심과 신청을 기다리겠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보이지 않지만 너무도 중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권력이나 신뢰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가령 협력관계 속에서 권력이 불균형적으로 행사되고 있다거나 신뢰를 저해하는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권력과 신뢰가 변화를 만드는 과정과 결과 모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침에도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 보지 못하는 사이, 권력과 신뢰는 어떠한 문제로 나타나기도 하고, 우리 생태계에서 쉽게 꺼내기 어려운 주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권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미국의 재단이 있습니다. 코러스 재단(Chorus Foundation)의 이야기입니다. 이 재단의 설립자인 파드하드 에브라히미는 2023년까지 5천만 달러의 기금을 모두 소진하고 재단의 문을 닫았습니다. 재단의 역할이 영속성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고, 수혜단체가 재단 없이도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도록 촉진하는 데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신뢰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재단과 수혜단체 사이의 신뢰를 촉진하는 이니셔티브도 있습니다. 전략적 필란트로피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지원기관 중심의 관행들에 문제의식을 갖고, 신뢰에 기반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Trust-Based Philanthropy Project)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건강한 관계성에 기초한 신뢰가 필란트로피 생태계를 이루는 기본 토양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사례를 비롯해 이번 시리즈에는 필란트로피 영역의 건강한 변화를 이끄는 조직과 리더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권력과 신뢰를 드러내 보이는 이야기이자 덮어진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호에 담긴 다양한 사례와 깊이 있는 통찰이 우리 생태계가 가진 권력과 신뢰의 문제를 드러내고, 성찰을 불러일으키길 바랍니다. 그리고 건강한 권력관계를 만들고 뿌리 깊은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이 새롭게 시작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