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회혁신으로 읽다
저는 2년여간 SSIR 한국어판을 발행하는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의 교직원으로, SSIR 한국어판을 제작하는 일을 했어요. ‘사회혁신 현장’ 출신으로 대학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많은 것들이 낯설고 어색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대학과 현장을 분리해 생각했던 저도, 사회변화를 위한 대학의 시도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열정을 가진 학생들과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다 보니, 대학을 저의 ‘현장’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죠.
한편으로 대학 안에서 사회혁신이 다뤄지고 시도되는 과정에 함께하며, 사회혁신의 주체로서 대학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대학이란 시스템 안에서 사회혁신을 위한 실험적 시도가 받아들여지는 방식을 경험하면서 저의 질문은 ‘대학이 지닌 가능성이 꽃피우기 위해 어떤 조건과 역할이 필요할까’로 옮겨갔던 것 같아요.
대학이 구조적 관성을 깨고 사회혁신이라는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며, 변화를 추구하는 움직임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혁신이 확산되기 위해서 대학은 반드시 협력해야 할 주체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미지와 같은 세계이기도 하죠.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대학 안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고, 만들 수 있는 이들을 발견하고, 연결하고, 협력하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대학 안의 사회혁신가들을 키우는 일, 그것으로부터 대학의 변화가 시작되리라 믿어요.
前 SSIR 한국어판 에디터&콘텐츠 매니저
김현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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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사회혁신 사이의 간극
김현중
대학이 사회혁신을 교육의 주제로 받아들이는 건 쉽지만, 사회혁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재화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회혁신을 본질에 충실하게 가르치고 관련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면 대학 스스로가 먼저 ‘사회혁신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선결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사회혁신 교육은 대학 안에서 지속성을 갖는 이니셔티브로 추진되기 어렵다.
사회혁신은 본질적으로 모호하고 불안정하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결코 단선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사회혁신은 기존의 관념과 구조, 문화를 따르는 대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실험을 통해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나간다. 그 과정에서는 경계를 넘는 연결과 통합이 일어나고, 기존 질서와의 긴장이나 갈등이 촉발되기도 한다. 한편, 대학은 거대한 시스템으로서 안정성을 추구한다. 경계가 뚜렷하고 세분화된 기능들이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며, 대학이라는 공룡과도 같은 시스템을 움직인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규칙성과 예측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을 지탱하는 이 핵심 기제를 지키기 위한 노력 속에서 변수는 혁신의 가능성보다 관리의 대상으로 여겨지기 쉽다.
사회혁신이 불안정하기만 한 것도, 대학에 혁신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대학과 사회혁신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혁신과 시스템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대학, 경계를 허물며 불확실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사회혁신과 구획된 역할과 규칙적인 상호작용으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대학 사이의 간극은, 대학이 사회혁신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도전들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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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과연 사회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사회 전반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오랫동안 교육과 연구를 핵심 기능으로 삼아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온 대학은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이고 복합적인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요구에 반응한 일부 대학은 자신들이 가진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개입을 시도하고 있죠.
대학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하고 있는 가장 큰 역할은 역시 교육이에요. 교육을 통해 사회혁신 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거나, 캠퍼스를 벗어나 대학이 가진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을 촉진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사회변화를 위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시도하거나 대학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혁신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목격되는 이러한 사례들은 사회혁신의 주체로서 대학이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사회혁신과 대학이 낯선 조합처럼 느껴지지만 이번 호에서 소개된 대학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새로운 상상을 하게 되어요. 사회혁신을 위한 지식의 생산지이자 실험의 장, 그리고 사회혁신가들이 만나고 연결되고 성장하는 터전으로서의 대학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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