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이라는 힘
SSIR 한국어판 매거진의 새로운 호가 발간되었어요. 매거진 한 권을 만드는 작업에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한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에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새로운 매거진 발간 소식과 함께 저희가 SSIR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SSIR을 만드는 첫 작업은 아티클을 고르는 일이에요. 에디터들은 ‘현장에 필요한 지식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아티클들을 함께 읽어요. 아티클 하나, 하나를 놓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아티클을 소개해주고 싶은 조직이나 개인이 떠오르기도 하고,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기도 해요. 한 호에 대한 에디터들의 관점과 기획의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고민스럽지만, 배움이 큰 작업이에요.
아티클을 선정 후에는 번역 작업이 시작돼요. 번역 작업은 한양대 학생번역팀 NIT(Next Impact Translator), 필드번역가 그룹과 함께하고 있어요. 협업에는 많은 소통과 조율이 따르지만, 사회혁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현장의 언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실무자들과 번역 작업을 한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번역된 아티클들은 감수를 거쳐요. 아티클을 여러 차례 읽으며 오역이 없는지 살피고, 의미를 더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장을 다듬어요. 가독성을 높이는 것은 감수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감수자들이 먼저 원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요.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찾아보거나 교차로 감수하며 감수자들 간에 의견을 공유하기도 해요. 감수 작업은 전체적인 문맥을 따라가며 한 문장, 한 문장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을 만들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작업이기도 해요.
감수 작업을 마치면 디자인 작업이 시작돼요. 지난 1년 동안 가독성을 높이고 시각적으로 더 매력적인 매거진을 만들기 위해 편집 디자이너님과 많은 고민을 해 왔어요. 매 호마다 크고 작은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는데, 매거진을 계속 받아보신 분이라면 이번 호에서도 변화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디자인 작업 이후 매거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차례의 교정교열 작업과 인쇄 작업을 거치면 비로소 SSIR 한국어판 매거진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SSIR에 가치를 더하는 건 지식을 함께 만드는 많은 사람의 성실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변화를 만드는 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수고를 다 인정받지 못할 때도 있지만, 주어진 하루의 몫을 묵묵히 해내며, 변화에 조금씩 가까워지게 하는 건 성실함이라는 힘이 아닐까요?
이번에 새로 발간된 매거진에도 변화를 위해 현장에서 성실히 시도하고 성찰해 온 이들의 글이 담겨 있어요. 그중 ‘패션의 순환 시스템, 그렇게 쉽게 구현할 수 없다’는 팀버랜드의 전 COO인 팀 퍼커가 20여 년간 패션 산업에서 순환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며 얻은 통찰을 담고 있어요. 이 아티클을 비롯해 성실함과 치열함으로 쓰인 이번 호의 아티클들을 매거진과 웹사이트에서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