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조직을 위한 아티클 큐레이션 모호한 길에서 부치는 편지
모호함을 걷어내는 데는 비슷한 고민을 먼저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고민의 흔적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고민과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기도 해요. SSIR도 모호함 속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개인과 조직에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언어화되지 않아 모호할 뿐 암묵지를 가진 조직과 개인이 현장성을 가진 정교한 지식을 만날 때, 변화를 위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변화는 어떠한 증거를 통해 가늠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눈에 보이지는 않아요.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나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변화를 만드는 과정에는 늘 모호함이 따르는 것 같아요. 이 모호함 속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의 정체성이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땐 방향성이나 동력을 잃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모호함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변화를 만드는 일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비영리조직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티클들을 큐레이션 해봤어요. 특히 숫자와 같은 정량적인 언어로 설명되기 어려운, 비영리조직들이 만들고 있는 성과, 자산, 영향력을 다루는데 도움이 되는 세 개의 아티클을 소개해드려요. 꽤 긴 아티클들이지만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거나 스터디하기 좋은 글들입니다.
앞으로도 SSIR 한국어판 뉴스레터는 현장에 필요한 사회혁신 지식을 큐레이션 해 소개하면서 현장이 가진 모호함을 걷어내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SSIR의 지식을 통해 사회혁신 현장의 다채로운 사례와 전략이 새롭게 해석되고 공유되길 기대합니다.
SSIR 한국어판 콘텐츠 매니저 김현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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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Digest
눈에 보이지 않는 대차대조표
Roland J. Kushner
오늘의 아티클 ‘눈에 보이지 않는 대차대조표’는 비영리조직이 작동하는 원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고, 비영리조직의 리더가 어떠한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바라보고 다뤄야 하는지를 제안합니다.
이 아티클은 재무제표의 한 종류인 대차대조표를 차용해 비영리조직이 미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떤 성격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자원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필요는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합니다. 필자는 비영리조직들이 변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차대조표의 세 가지 구성요소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 부채, 순자산으로 새롭게 정의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Invisible Assets)은 비영리조직이 보장받거나 약속받은 자원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조직의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잠재적 가치를 가진 자원입니다. 보이지 않는 자산에는 특정 시점에 조직이 받은 약속이나 자원봉사자, 기부자, 파트너기관 같은 인적 자원, 조직문화와 리더십 등이 포함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채(Invisible Liabilities)는 비영리조직이 감당해야 할 의무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기부자나 수혜자에 대한 책무성, 조직의 미션처럼 법의 구속을 받지 않는 약속까지를 포함합니다. 비영리조직은 이 의무를 이행하는데 손실이 있더라도 변화에 따르는 부담으로 여기며 그것을 감당하기도 합니다. 비영리조직에게 보이지 않는 부채는 재무적 부채만큼이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순자산(Invisible Net Asset)은 보이지 않는 자산이 보이지 않는 부채보다 클 경우 발생합니다. 즉 조직이 현재 시점에서 활용 가능한 여유 역량 또는 잠재력을 의미합니다. 보이지 않는 순자산은 조직의 구조를 개선하거나 미션을 강화하는 일처럼 일상적인 조직 운영 외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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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조직의 리더는 조직의 역량을 활용하고 그 역량을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해 조직이 가진 가치를 키워야 합니다. 이때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 부채, 순자산을 이해하면 조직의 역량을 면밀히 평가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영리조직의 리더들은 재무적 대차대조표의 수치로 조직이 가진 역량을 한정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 부채, 순자산을 이해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 대차대조표는 가시화되지 않았던 자원과 의무를 체계화함으로써 리더와 조직의 판단과 논의를 돕습니다. 필자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변화 가운데 놓인 비영리 리더나 이사회가 조직을 운영하는 데 눈에 보이지 않는 대차대조표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우리 조직이 가진 역량과 의무를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미션을 추구하는 데 있어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해나갈지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요?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아티클 전문을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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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비영리조직을 위한 SSIR 추천 아티클 두 개를 더 준비했어요. 두 아티클은 비영리조직이 미션을 추구하며 활용하는 자원인 기금과 스토리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익숙하게 활용되는 자원들이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더 큰 변화를 만들기 위해 어떤 새로운 관점이 필요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아티클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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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기금,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Louis C. Boorst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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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아티클, ‘재단의 기금,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는 오스프리 재단의 대표인 빌 클라크와 이 아티클의 필자 루이스 부어스틴이 재단의 기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나눈 9년간의 대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이 아티클은 현장에서의 실험을 바탕으로 재정의한 기금제공자의 역할과 소규모 재단이 더 큰 임팩트를 내는 7가지 기법을 소개합니다.
이 기법에는 ‘실무자들의 관점을 일치시키기 위한 내부 애드보커시에 지원하라’나 ‘문제해결 주체들에 대한 개별 지원을 넘어 이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에 지원하라'처럼 기존 기금제공의 관행을 벗어난 접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해결의 구조를 시스템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줄 수 있어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기금제공의 관행을 돌아보며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는 비영리조직, 특히 재단들에게 이 아티클을 권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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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활용한 시스템 체인지
Ella Saltmarsh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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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티클, ‘스토리를 활용한 시스템 체인지’는 시스템 변화를 위한 도구로서 스토리가 가진 힘과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아티클의 필자는 스토리가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행동을 촉진한다고 말합니다. 아티클에 따르면 스토리는 주목받지 못한 이야기를 조명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기도 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통해 대안적인 미래를 그려보도록 촉진합니다. 또 집단적인 공감을 이끌어내 문제해결에 필요한 협력 커뮤니티를 구축하거나 다양한 층위의 내러티브를 다시 쓰도록 돕기도 합니다.
사실 스토리는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만 그것이 시스템적인 차원에서 이해되거나 활용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사회변화를 위해 우리 조직에는 어떤 스토리가 필요할지, 우리 조직이 가진 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전달될 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 이 아티클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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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호함 속으로
변화를 위한 지식은 현장을 새롭고, 더 나은 관점으로 해석하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모호함은 쉽게 걷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지식을 통해 우리는 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새롭게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할 거예요. SSIR 한국어판도 현장에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모호함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현장과 함께할게요. 그럼 다음 호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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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SSIR Korea 센터
성동구 왕십리로 222 HIT 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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